| 남전
일원상 가운데에 앉아서
남전이 귀종, 마곡 스님과 함께 혜충국사를 방문하러 가려는 참이었다. 그런데 길을 떠나기 전에 남전이 땅에 월원상을 그려놓고 말했다. <옳은 대답을 내놓으면 가겠다.> 그러자, 귀종은 일원상 가운데 앉았고, 마곡은 여인처럼 다소곳이 절을 올렸다. 이것을 보고 남전이 말했다. <그렇다면 갈 필요가 없겠군.>
하루는 남전이 빨래를 하고 있는데, 어떤 중이 지나가다가 그 광경을 보았다. 중은 남전이 빨래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 보다가 물었다. <화상께서 아직도 이런 일에서 벗어지니 못했습니까?> 남전이 물에 젖은 빨래를 들어올리며 말했다. <이것에 대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라즈니시 강의
** 인류는 동물을 숭배하는가하면 같은 동족인 이난을 살해해왔다. 이것은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일이어서 미래의 사람들은 비웃음을 금치 못할 것이다. 그들이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백인들이 거의 모든 원주민을 몰살했다.그들은 그짓을 사냥이라고 했다. 동물을 사냥하듯이 그들은 인간을 죽였다. 그리고 그들은 단 한 순강도 자신들이 얼마나 미친짓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지 못했다. 그들은 동물에게도 똑같은 짓을 했다.
** 알렉산더는 인도를 향해 진군하다가 한 아름다운 사람을 만낫다. 그의 이름은 디오게네스였다. ..세상을 다 정복하고난후 그대는 무엇을 할 참인가? ..그런 문제는 생각해 보지 못했다. 그러나 아마 편안히 쉬겠지. ..그렇게 수많은 사람을 살륙하면서 세상을 다 정복한 뒤에 고작 편히 쉬겟다고? 그러면 왜 지금 당장 여기서 쉬지 못하는가. 그대는 필시 세상을 다 정복하지 못하고 죽을 텐데. 그의 진군은 인도의 포리스왕에서 멈추었다. 알렉산더는 아내를 포리스에게 보내 간신히 목숨이 살아 돌아올 수 잇었을 뿐이다. 그 다음 이야기는 사실 이라기보다 우화다. 그들은 천국 입구에서 만났다. 그대는 세상에서도 거지고 여기서도 거지다. 나는 세상에서 아무것도 구걸하거나 타협한 적이 없다. 나는 세상에서도 황제였고 지금도 황제다.
** 돈 권력, 정치 지식의 함정에 빠지는 데에는 많은 길이 있다. 인간이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자만하게 되는 함정이 곳곳에 널려있다. 호랑이와 사자를 숭배하는 뒤에는 권력에 대한 숭배심리가 숨어있다. 그렇게 인간은 한편으로 그들을 숭배하면서 그들을 죽였다.
** 사자를 많이 잡은 것을 명예로 생각한다면 .. 사자가 만일 당신을 물면 어떻게 되는가? 아마 재앙이라고 말하겠지. 아무 무기도 없고 싸울 의사도 없는 동물을 나무 뒤에 숨어 총으로 쏘아 죽이는 것이 인간이 해 온 일이다.
인류는 이토록 무의식적으로 행동해 왔다.
** ..길을 떠나기 전에. 남전은 길을 떠날 생각이 처음부터 없다. 귀종과 마곡의 대답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답다. 모든 종교의 노력은 자신의 중심에 도달하기 위함이다. 그 중심에 있을때 그대는 우주 전체의 중심에 있는 것과같다. 그곳이 유일한 사원이며 처소다. 마곡은 절한다. 우아하게 여성처럼. 존재의 중심에 도달한 사람에게 절하는 것은 당연하다.
** 남전이 빨래를.. 이것(this)이라는 단어는 고다마 붓다의 길을 가는 이들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붓다는 사물의 여여함(thisness)을 늘 강조했다 흐름에 몸을 맡기고 함께 흘러가라. 그것이 올바른 삶의 길이다. 진리를 아는 사람은 여여한 삶의 길을 따른다. 수천명의 제자가 있는 사람이 스스로 빨래를 한다. 그러나 남전은 이런일(this)이라는 단어를 즉시 다른 의미로 바꾼다. 이제 이것이란 사물의 여여함에 대한 것이 되었다. 그대는 이것에 대하여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이것은 지금 이 순간을 의미한다. 그대의 과거에 대해 생각할 수 잇다. 과거가 뭔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잇다. 또한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가능하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잇다. 그러나 현재의 이 순간에 대하여는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지금 이 순간에는 단 한가지 일만 할 수 있다. 그것은 조용하게 주시하는 일이다.
- 세끼소의 시 한편 -
이 산촌의 포구 마을에 훌륭한 친구들을 만났으니 기쁘기가 한량없네. 하루 종일 내 움막을 들락거리는 어부들. 미끼로 꾀인 바가 없으니, 생명을 무릅쓰고 찾아온 물고기들을 배반한 적이 없네.
** 진리에 이르는 길은 수없이 많다.
** 그는 진리를 발견햇다. 그러므로 어디로도 갈 필요가 없다. 모든 것이 그의 안에 고요하게 자리잡았다. 그것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일이다. 그런데 그대들은 나무 밑에 앉아 있는 그의 겉모습만 볼 뿐 그 주변의 나무들이 그의 깨달음을 축하하며 뿌리는 꽃을 보지 못하는구나. 이제 그는 자유다. 그는 앉아 잇을 수도 있고 원하는 곳이면 갈 수도 있다. 우리 사이엔 고착된 관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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